잘 그려지지 않는 과거의 그림들

그림을 그리다. 지쳐 잠들던 그때 그곳은

지금은 어디였던지 조차 기억하지 아니한다.

말없는 바람에 뭍혀 가듯 그 그림들은 나의 벽에만 걸려 있다.

그 벽은 항상 거기에 서 있었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.

그림은 벽을 기대어 자신의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인지

벽을 알리기 위해 먼저 액자의 틀에 틀어 밖힌 것인지

투명한  바람은 그 앞을 그냥 지나칠 뿐 아무런 내색을 않는다.

그 그림이 말하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인지 물어 보지도 않는 무심함만이 그 공간을 채웠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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